심장마비 겪은 그 경기장서…에릭센, 주장 완장 차고 득점포까지

심장마비 겪은 그 경기장서…에릭센, 주장 완장 차고 득점포까지

주소모두 0 1,398 2022.03.30 09:01

에릭센 쐐기골 앞세운 덴마크, 세르비아와 평가전 3-0 완승

골 넣고 동료와 자축하는 에릭센
골 넣고 동료와 자축하는 에릭센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지난해 6월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경기 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던 크리스티안 에릭센(30·브렌트퍼드)이 9개월 전 생사를 오간 그 경기장에 다시 서서 덴마크의 주장 완장을 차고 골 맛까지 봤다.

에릭센은 30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 선발로 출전, 후반 12분 쐐기 골을 터뜨려 덴마크의 3-0 완승에 힘을 보탰다.

파르켄 스타디움은 에릭센이 지난해 6월 핀란드와의 유로 2020 조별리그 경기 중 심장마비로 쓰러진 곳으로, 그는 약 9개월 만에 이 경기장에 다시 섰다.

당시 그라운드에서 심폐소생술을 해야 했을 정도로 에릭센은 위급한 상황을 겪었다. 덴마크 대표팀 주치의는 에릭센이 "사망 상태였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행히 의식을 찾고 병원으로 옮겨진 에릭센은 맥박에 이상이 있을 때 전기적 충격을 줘 정상으로 돌리는 심장 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았다.

당시 이탈리아 인터 밀란 소속이었던 에릭센은 심장 제세동기를 단 채로는 세리에A에서 뛸 수 없어 계약을 해지하며 선수 생활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세르비아와의 경기에 출전한 에릭센
세르비아와의 경기에 출전한 에릭센

[AP=연합뉴스]

이후 덴마크 클럽 오덴세 BK와 친정팀 네덜란드 아약스 등 개인 훈련으로 복귀를 준비하던 그는 1월 브렌트퍼드와 2021-2022시즌 종료까지 계약했고, 지난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시작으로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이달 네덜란드, 세르비아와의 친선 2연전을 앞두고는 덴마크 대표팀에도 복귀했다.

27일 네덜란드와의 암스테르담 원정 평가전에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2분 만에 득점포로 복귀 신고를 한 그는 이날은 심장마비를 겪은 그 경기장에 돌아왔다.

기존 덴마크 대표팀의 주장인 시몬 키예르(AC밀란)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가운데 임시 주장이던 카스페르 슈마이켈(레스터시티)의 제안으로 에릭센의 왼팔엔 주장 완장이 채워졌다.

선수단 입장 때 에릭센 복귀 환영 배너 든 덴마크 팬들
선수단 입장 때 에릭센 복귀 환영 배너 든 덴마크 팬들

[로이터=연합뉴스]

홈 팬들의 환영 속에 덴마크의 '캡틴'으로 나선 에릭센은 전반 15분 요아킴 멜레, 후반 8분 예스페르 린스트룀의 연속 골로 앞서던 후반 12분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어 A매치 2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맨 오브 더 매치'에도 선정된 에릭센은 "파르켄에 돌아와 환영을 받으며 골을 넣는 건 소름이 돋을 정도로 행복한 일"이라고 기쁨을 표현했다.

그는 "이전에도 주장으로 출전한 적은 있지만, 이 경기장에선 처음이다. 국립경기장에 처음으로 주장으로 들어서는 건 특별한 일이었다"며 "매우 감정이 북받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멋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덴마크가 이미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가운데 에릭센은 성공적인 복귀 2연전을 치르며 심장마비 이후 목표로 밝힌 월드컵 출전을 향해 크게 한 발을 내디뎠다. 그는 이날 후반 35분까지 뛰고 필리프 빌링으로 교체됐다.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60984 '승격 목표' K리그2 3∼6위, 살얼음판 순위 경쟁…PO행 주인공은 축구 11.07 9
60983 흥국생명 vs 기업은행, 벼랑 끝 대결…임명옥 600경기 출전 눈앞(종합) 농구&배구 11.07 8
60982 KS 끝내기 홈런 맞은 채병용 "서현아, 다 추억이 되더라" 야구 11.07 10
60981 kt 이강철 감독 "내년엔 성적에 초점…핵심 불펜 1∼2명 만들것" 야구 11.07 10
60980 MLB닷컴 선정 2026 주목할 FA에 켈리 25위, 김하성은 톱 30 제외 야구 11.07 12
60979 프로야구 두산 마무리 캠프 달구는 '지옥의 디펜스 데이' 야구 11.07 10
60978 북한, 브라질 꺾고 U-17 여자 월드컵 결승행…2연패 눈앞 축구 11.07 8
60977 '몰방 배구'에도 웃던 한국전력 베논, 월드시리즈 질문에는 울상 농구&배구 11.07 6
60976 [AFC축구 전적] 포항 1-1 탬피니스 축구 11.07 8
60975 프로배구 삼성화재, 8일 KB손보와 홈 경기서 창단 30주년 행사 농구&배구 11.07 8
60974 한국 U-16 여자배구, 4강 진출…내년 세계선수권 출전권 확보 농구&배구 11.07 9
60973 '국내 유일 기업 후원' 2025 LX배 한국여자야구대회 8일 개막 야구 11.07 11
60972 포항, 탬피니스에 설욕 실패…홈에서 천신만고 끝 1-1 무승부 축구 11.07 9
60971 WS 우승하고 돌아온 김혜성 "내 점수는 30점…100점 채우겠다" 야구 11.07 10
60970 세종 참여연대 "중앙공원 파크골프장 조성 계획 철회해야" 골프 11.07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