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18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K리그1 전북 현대와 수원 FC의 경기. 전북 현대 거스 포옛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2025.10.18 [email protected]
(전주=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날아갈 듯이 기쁩니다. 이제 다시 선수들을 최상의 몸 상태로 만들어 코리아컵 결승에 임하겠습니다."
거스 포옛 감독은 여전히 배고팠다. 전북 현대에 10번째 우승 별을 안긴 날 '코리아컵 우승'을 정조준했다.
전북은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FC를 2-0으로 완파하고 하나은행 K리그1 2025 챔피언에 등극, 통산 10번째 우승의 대업을 이뤄냈다.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몰렸던 전북의 화려한 부활이다.
포옛 감독은 K리그1 우승을 확정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2월쯤에 여러분이 우승할 수 있냐고 물었다면 '불가능하다'고 대답했을 거다. 스태프와 코치진 그리고 선수단의 끈끈한 유대감 덕에 가능했다. 함께하려는 마음이 엠블럼과 전북이라는 이름 아래 뭉치면서 유대감이 강해졌다"고 돌아봤다.
그는 또 2위 김천 상무를 잡아 줘 이날 우승이 가능하도록 도와준 FC안양에도 감사하다고 말해 취재진을 웃게 했다.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18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K리그1 2025 풀리그 마지막 33라운드 경기에서 전북 현대가 수원 FC에 2대 0으로 이긴 후 10번째 우승별을 땄다. 우승을 확정한 뒤 선수들과 코치진이 환호하고 있다. 2025.10.18 [email protected]
우승으로 이어진, 올해 내린 최고의 선택을 꼽아보라는 말에는 "3월 안양, 대전하나시티즌 원정에서 결과를 낸 것이 좋은 흐름을 탈 수 있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포옛 감독은 "당시 내가 주전이라고 생각한 선수 중 6명 정도를 바꿨는데, 결과적으로 그때의 선택이 최선이었다. 경기력이 좋지는 않았지만, 어떻게든 결과를 냈다. 그때 좋은 흐름을 탔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가장 고마운 선수를 꼽아달라는 말에는 주장 박진섭을 언급했다.
포옛 감독은 "박진섭은 첫날부터 우리 코치진을 믿어줬고, 주장으로서 우리 팀을 잘 이끌어줬다. 트로피를 들어 올릴 자격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전북이 올해 가져갈 수 있는 우승 트로피는 하나 더 남았다.
오는 12월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르는 광주FC와 코리아컵 결승에서 이겨 정상에 오르면 '더블'을 달성한다.
포옛 감독은 "선수들을 최상의 몸 상태로 만들어 코리아컵 결승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상, 카드 변수가 있지만 최고의 준비를 한 선수들을 기용하겠다"며 리그 조기 우승으로 자칫 해이해질 수 있는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파이널 라운드 2∼3경기는 많은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를 기용할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다음은 포옛 감독과의 일문일답.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18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K리그1 2025 풀리그 마지막 33라운드 경기에서 전북 현대가 수원 FC에 2대 0으로 이긴 후 10번째 우승별을 땄다. 우승을 확정한 뒤 주장 박진섭이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2025.10.18 [email protected]
-- 우승 소감은.
▲ 먼저 감사드리고 싶은 분들이 몇 분 있다. 모기업인 현대자동차에 감사드린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날 설득한 이도현 단장, 그리고 마이클 김 디렉터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스태프 모두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잘 알려지지 않은,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들, 의무팀, 클럽하우스에서 일하는 분들, 통역까지 모두가 역할을 잘 해줘서 우승의 쾌거를 누릴 수 있었다. 또 지난 시즌 많이 부진해 강등권 성적을 냈는데도 올 시즌 반등을 이뤄낼 수 있다고 믿어준 팬 덕에 우승할 수 있었다.
가장 고마운 건 선수들이다. 외국에서 온 새로운 지도자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믿어줬다.
정말 날아갈 것처럼 기쁘다. 지난 2월쯤에 여러분이 우승할 수 있냐고 물었다면 '불가능하다'고 대답했을 거다. 스태프와 코치진 그리고 선수단의 끈끈한 유대감 덕에 우승할 수 있었다. 함께하려는 마음이 엠블럼과 전북이라는 이름 아래 뭉치면서 유대감이 강해졌다.
안양에도 감사하다. 안양이 김천을 잡아줬기 때문에 오늘 우승할 수 있었다.
-- 작년에 강등권까지 떨어졌던 팀을 1년 만에 우승팀으로 만들었다.
▲ 처음 전북에 왔을 때 구단의 요청은 파이널 A에 다시 들어가는 것, 4위권 안에 들어가는 것 정도였다. 중간에 무패 행진이 길어져 좋은 흐름을 타면서 우승하지 못하면 이상한 상황에 놓였다.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18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K리그1 전북 현대와 수원 FC의 경기. 전북 현대 거스 포옛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2025.10.18 [email protected]
-- 압도적으로 우승했지만, 위기의 순간도 있었을 터다. 최대 위기는 언제였나.
▲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에서 탈락(8강 탈락)했을 때다. 분명히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떨어졌다.
예전에 하지 못한 얘기를 하나 하고 싶다. 항상 팀이 결과와 상관없이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주도록 선수들을 북돋우려 한다. 내 철학대로라면, (승패와 상관없이) 경기력을 위해 계속 더 나은 선수들을 조금씩 바꿔가면서 기용해 나아갔어야 한다. 그런데 중간에 무패 기간이 길어지면서, 내 신념을 좀 포기한 부분이 있다. 그 부분에 대해 선수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 올해 내린 최고의 선택은 무엇인가.
▲ 3월 안양, 대전 원정에서 결과를 낸 것이 좋은 흐름을 탈 수 있는 계기였다. 당시 내가 주전이라고 생각한 선수 중 6명 정도를 바꿨는데, 결과적으로 그때의 선택이 최선이었다. 경기력이 좋지는 않았지만, 어떻게든 결과를 냈다. 그때 좋은 흐름을 탔다. 당시엔 '내가 잘못한 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는데, 그게 결과적으로 가장 좋았던 선택이었다.
올해 내가 거둔 최고의 성취는, 지난해와 비교해 선수단이 크게 바뀌지 않았는데 우승했다는 거다. 송범근, 강상윤, 김영빈 정도가 가세했을 뿐이다. 작년에 아픔을 겪은 선수들을 다독여서 이렇게 높은 수준의 축구를 펼쳤다.
-- 아직 우승 트로피가 하나 더 남아있다. 코리아컵 결승에 올라가 있다.
▲ 선수들을 최상의 몸 상태로 만들어 코리아컵 결승에 임하겠다. 부상, 카드 변수가 있지만 최고의 준비를 한 선수들을 기용하겠다. 파이널 라운드 2∼3경기는 많은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를 기용하겠다. 어렵겠지만 우리의 원래 리듬을 코리아컵 결승까지 유지해 보겠다.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18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K리그1 2025 풀리그 마지막 33라운드 경기에서 전북 현대가 수원 FC에 2대 0으로 이긴 후 10번째 우승별을 땄다. 우승을 확정한 뒤 선수들과 코치진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10.18 [email protected]
-- 유럽에서 좋은 제의가 왔다는 소문이 있다.
▲ 그런가? 그런 제의가 있다면 나한테 얘기해 달라. 기자들이 나보다 더 잘 아는 것 같다. (웃음) 솔직히 말하자면, 6월쯤에 제의가 오긴 했다. 그때는 유럽 시즌이 끝나 구단들이 감독을 교체하곤 하는 때다. 이후에는 제의가 없었다. 감독보다는 선수 이적 소문이 도는 게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좋은 성적 거뒀기 때문에, 몇몇 선수들이 좋은 제의를 받고 이탈할 거로 예상한다.
-- 우승팀인 만큼, 전열의 모든 선수가 하나하나 다 예뻐 보이겠지만, 그중 가장 고마운 선수를 꼽아보자면 누구일까.
▲ '베스트 플레이어'나 '애착이 가는 선수'를 뽑지는 않겠다. '그 선수'는 인성이 훌륭했다. 책임감, 코치진과 선수들 사이에서 소통을 이어가려는 노력이 대단했다. 지난 시즌 강등될 수도 있는 상황을 헤쳐나온 그 선수는, 올해는 주장으로서 부담감을 떨쳐내고 팀의 좋은 성과를 함께 이뤄냈다. 바로 박진섭이다. 박진섭은 첫날부터 우리 코치진을 믿어줬고, 주장으로서 우리 팀을 잘 이끌어줬다. 트로피를 들어 올릴 자격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