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 wiz와 한화 이글스 경기. KT 안현민이 1회초 2사 때 타격 후 출루하고 있다. 2025.8.5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올 시즌 KBO리그 신인상은 이미 예약했다고 평가받는 안현민(22·kt wiz)은 이달 들어 좀처럼 장타를 치지 못했다.
마지막 홈런은 지난달 23일 NC 다이노스전이었고, 8월에 때린 16개의 안타 가운데 장타는 3개(2루타 2개, 3루타 1개)뿐이다.
상대하는 팀들의 집중 견제에도 여전히 3할대 중반의 시즌 타율을 유지하지만, 시즌 중반까지 보여줬던 모습은 아니다.
이른바 '조정기'를 겪고 있지만, 여전히 안현민의 시즌 성적은 훌륭하다.
타율 0.345로 리그 1위를 달리고, 홈런 18개에 66타점, 55득점으로 팀 타선을 이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038로 여전히 리그 1위이며, 시즌 삼진(53개)보다 볼넷(56개)이 많을 정도로 선구안도 살아 있다.
안현민은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8월에는 생각이 너무 많다 보니까 좀 부침을 겪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타율 0.441에 5홈런, 14타점 활약과 함께 데뷔 첫 KBO리그 이달의 선수를 받았던 안현민은 8월 들어 타율 0.271, 홈런 없이 6타점을 수확했다.
여전히 타격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는 그는 "이런 고민은 시즌이 끝나고 나서 데이터 팀과 방향을 결정하고, 당장은 눈앞의 경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이들이 안현민의 '힘'에 주목하지만, 사실 그는 정교한 타격을 뽐내는 '콘택트형' 타자에 가깝다.
다만 힘이 너무 강해서 타구가 멀리 날아가는 것이다.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0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t wiz의 경기. 8회말 1사 주자 없을 때 kt 안현민이 안타를 치고 있다. 2025.7.20 [email protected]
안현민은 이제 막 1군에 데뷔한 선수임에도 경기 상황에 따라 레그킥과 토탭을 함께 쓸 정도다.
다리를 높게 드는 레그킥은 강한 타구를 만드는 데 유리하고, 발끝으로 지면을 살짝 찍는 토탭은 정확한 타격을 위한 것이다.
일단 2스트라이크까지는 레그킥을 유지하고, 그 이후에는 투수 유형과 경기 상황에 따라 레그킥과 토탭을 함께 쓴다.
안현민은 "타이밍에 쫓기는 상황에서만 토탭을 쓴다. 슬라이드 스텝이 빠르거나, 템포가 엄청나게 빠른 투수거나 그런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두 가지 타격 자세를 함께 쓰는 건 보통 선수라면 쉽지 않다.
자칫하면 스윙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현민은 타고난 콘택트 능력과 선구안 덕분에 두 종류의 스윙으로도 좋은 성적을 유지한다.
그는 "제가 코치님들께 먼저 레그킥과 토탭 두 가지를 쓰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코치님들도 괜찮다는 의견을 주셨다"고 설명했다.
안현민은 이번 시즌 개막을 2군에서 맞이했다.
(서울=연합뉴스) 프로야구 kt wiz 안현민이 2점 홈런을 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kt는 22일 경남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NC에 7-0 대승을 낚았다. kt의 3번 타자로 나선 안현민은 홈런 1개를 포함해 3타수 3안타 3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러 승리에 일등 공신이 됐다. 특히 안현민은 시즌 17호 아치로 올 시즌 네 번째로 전 구단 상대 홈런을 기록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2025.7.22 [kt wiz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이강철 kt 감독은 "안현민이 지난 겨울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훈련했는데, 다녀오고 나서 보니 어퍼스윙을 하더라. 그 스윙으로는 어려울 것 같아서 교정하도록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안현민은 "캠프에서 그 스윙으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와서 수정하는 게 좋겠다는 제안을 주셨다. 그래서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말 그대로 퓨처스리그를 폭격했다. 19경기에서 타율 0.426에 홈런 5개, OPS 1.270으로 2군에서 뛰는 게 의미가 없다는 걸 입증했다.
개막한 지 한 달이 지난 뒤 1군에 올라온 안현민은 이후 kt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입지를 굳혔다.
안현민은 "지금 보여주는 야구가 어릴 때부터 추구하던 야구"라면서 "작년에는 장타에 대해 의식하면서 정확도가 떨어졌는데, 올해는 그런 욕심을 버리고 제가 할 수 있는 야구에 집중하다 보니까 지금의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안현민의 소속팀 kt는 올해 역시 후반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며 59승 4무 57패, 승률 0.509로 공동 4위를 달린다.
안현민은 "우리 팀 모든 선수가 포스트시즌은 무조건 간다고 생각한다"며 "투수들도 정말 좋고, 타자들도 계속 힘을 내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상상은 많이 해봤고, 직접 느껴보고 싶다"며 자신의 첫 가을야구 무대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