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20-20 추신수, SSG는 내년을 더 기대한다

최고령 20-20 추신수, SSG는 내년을 더 기대한다

주소모두 0 2,908 2021.10.06 09:02

기대치엔 밑도는 성적, KBO 적응 과정 고려하면 '합격점'

추신수, 최고령 20홈런-20도루
추신수, 최고령 20홈런-20도루

최고령 20홈런 20도루 기록 세운 추신수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SSG 랜더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추신수(39)를 영입하면서 구체적인 개인기록 기대치를 공개했다.

야구통계 예측시스템을 활용해 추신수의 2021시즌 예상 성적을 설정한 뒤 KBO리그 역대 최고 연봉(27억원·이중 10억원은 기부) 책정의 근거로 제시했다.

SSG가 기대한 성적은 타율 0.306, 출루율 0.428, 장타율 0.595.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 5.71이다.

국내 선수로 따지면 LG 트윈스 김현수, NC 다이노스 나성범과 비슷한 성적을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엄밀히 따지면 추신수의 올 시즌 성적은 기대치를 밑돈다.

추신수는 5일까지 타율 0.258, 출루율 0.395, 장타율 0.447, 20홈런, 60타점, 20도루를 기록 중이다.

타율은 5푼, 출루율은 3푼, 장타율은 1할5푼정도가 기대치보다 낮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추신수의 WAR은 2.73으로, 이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아쉬운 성적이다. 더욱이 추신수는 올 시즌 팔꿈치 통증으로 수비는 거의 소화하지 않았다.

6월 이후에는 지명타자로만 출전했기에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체력관리에도 유리했다.

그러나 추신수는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52명 중 타율 41위를 기록했다.

추신수보다 타율이 낮은 선수는 대부분 수비 부담이 큰 내야수 혹은 포수다.

담장까지 거리가 짧은 인천 SSG 랜더스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한 것도 상대적으로 유리했다.

추신수는 20개 홈런 중 14개를 홈에서 기록했다.

만약 추신수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했다면 홈런 기록이 크게 줄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그러나 SSG는 추신수의 올 시즌 성적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김원형 SSG 감독은 최근 취재진에 "추신수가 미국에서 기록한 성적을 고려하면 올 시즌 성적이 기대보다는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추신수 본인도 타율 기록은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그 외의 성적은 좋다"며 "아울러 추신수는 기록으로 표현할 수 없는 좋은 영향을 팀에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추신수는 최선을 다한다. 타석마다 마치 신인 타자가 처음으로 타격 기회를 얻은 양 고도의 집중력으로 배트를 휘두른다.

출루에 성공한 뒤에도 마찬가지다. 시시때때로 도루 기회를 살피고, 추가 진루를 위해 전속력으로 뛴다.

이러한 추신수의 플레이는 후배들에게 적잖은 자극이 된다. 쉽게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 팀 분위기를 만들기도 한다.

추신수는 5일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서 시즌 20호 홈런을 치며 역대 최고령 20홈런-20도루 기록을 세웠는데, 이 기록이 위대한 건 홈런보다 도루 성적에 있다.

보통 고참급 선수가 되면 전력 질주를 하지 않거나 부상 위험이 큰 주루 플레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적지 않은 나이에 크게 다치면 선수 생명이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신수에게 미래는 없다. 당장의 승리를 위해 모든 힘을 쏟는다.

다른 선수들이 은퇴 즈음에 기록한 성적과 비교하면 추신수의 20-20이 얼마나 특별한지 알 수 있다.

추신수 이전까지 역대 최고령 20-20 기록을 갖고 있던 양준혁(현 해설위원)도 만 39세가 된 2009년엔 82경기에서 도루 3개를 성공하는 데 그쳤다.

볼넷을 83개나 얻은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추신수는 이 부문 전체 4위를 달리고 있다.

KBO리그의 생소한 스트라이크 판정에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했다는 증거다.

다양한 기부 활동과 마케팅 활동은 차치하더라도 '선수 추신수'의 가치는 뛰어나다.

SSG는 추신수가 만 40세가 되는 내년 시즌에 더 좋은 성적을 올릴 것이라고 기대한다.

김원형 감독은 "미국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던 외국인 타자들도 KBO리그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진한 경우가 많다"며 "환경 변화를 무시할 순 없다. 추신수가 완벽히 적응하는 내년 시즌엔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추신수가 내년 시즌에도 현역 선수로 뛸지는 본인 의지에 달렸다.

이미 부와 명예, 업적을 주소모두 이룬 추신수는 KBO리그에서 한 시즌 동안 뛰면서 '국내 팬들에게 마음의 빚'마저 깨끗하게 씻었다.

추추 트레인은 내년 시즌에도 경적을 울릴 수 있을까. 초미의 관심사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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