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살 유한준이 몸을 던졌다…그러자 살아난 kt '우승 에너지'

마흔살 유한준이 몸을 던졌다…그러자 살아난 kt '우승 에너지'

주소모두 0 1,290 2021.11.18 22:19

만류 뿌리치고 시도한 과감한 슬라이딩…'대선배의 투혼, 후배들은 울컥'

너도나도 희생하며 KS 우승까지 '완전 정복'

kt wiz 유한준
kt wiz 유한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지난달 23일. 프로야구 kt wiz의 팀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있었다.

정규시즌 내내 1위를 달리던 kt는 2위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 2연전에서 주소모두 패하며 1위 자리를 내줬다.

다 잡았던 정규시즌 우승을 놓치는 분위기였다.

kt는 최악의 상황에서 수원으로 돌아왔다. 적막감이 감돌던 그때, kt 최고참 야수 유한준(40)은 박경수(37)를 비롯한 몇몇 후배들을 조용히 불렀다.

유한준은 "아무래도 팀 분위기를 바꾸려면 뭔가가 필요할 것 같다. 내가 한 번 몸을 던져볼게"라고 넌지시 말했다.

깜짝 놀란 박경수는 유한준을 말렸다.

불혹의 나이인 유한준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등 부상 위험이 큰 거친 플레이를 하다가 다치면 선수 생명에 지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유한준은 꿈쩍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날인 2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계획을 실행에 옮기며 과감히 몸을 던졌다.

그는 0-1로 뒤진 2회말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친 뒤 과감하게 2루로 달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결과는 세이프.

이후 유한준은 장성우의 좌전 안타 때 3루를 넘어 홈으로 파고들었다. 유한준은 다시 몸을 던졌고,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득점까지 성공했다.

최고참 유한준의 투혼에 kt 더그아웃은 불이 붙기 시작했다.

박경수는 "40대 형이 저렇게 뛰는데 후배들이 가만히 있을 수 있었겠나"라며 "너도나도 몸을 던지며 뛰었다"고 말했다.

몸을 던져 슬라이딩하는 kt 황재균
몸을 던져 슬라이딩하는 kt 황재균

[연합뉴스 자료사진]

자극을 받은 주장 황재균도 내야 땅볼을 친 뒤 전력 질주해 1루로 슬라이딩을 했다.

박경수는 "그때 더그아웃 분위기는 묘했다"며 "다들 울컥했다"고 전했다.

유한준의 플레이는 후배들을 깨웠다.

kt는 해당 경기에서 7-1 완승을 하며 5연패 사슬을 끊었다. 이 경기는 선두 싸움의 동력이 됐다.

투수들도 야수 못지않은 투혼을 펼쳤다.

kt 토종 선발 고영표는 10월 28일 NC 다이노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한 뒤 하루 휴식 후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SSG 랜더스전에 불펜 등판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외국인 선수들도 동참했다.

윌리엄 쿠에바스는 10월 28일 NC와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한 뒤 이틀 휴식 후 1일 삼성과 1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에 선발 등판해 역투했다.

kt 선수들은 창단 첫 통합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너나 할 것 없이 주소모두 몸을 던졌다.

유한준이 일으킨 에너지는 작지 않았다.

kt는 삼성과 타이브레이커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둔 뒤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고, 두산 베어스와 KS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치며 4승 무패 완승했다.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3138 고진영, LPGA 시즌 최종전 2R 5언더파…코다에 1타 차 추격 골프 2021.11.20 1196
3137 kt 강백호의 해피엔딩…"많이 경험하고 배운 한 해" 야구 2021.11.20 1229
3136 MLB 텍사스, 우드워드 감독과 2023년까지 계약 연장 야구 2021.11.20 1260
3135 LPGA 투어 2022시즌 1월 개막…총상금 8천570만 달러 역대 최다 골프 2021.11.20 1270
3134 존 허, PGA 투어 RSM 클래식 2R 공동 2위…강성훈 공동 15위 골프 2021.11.20 1240
3133 '통일야구'로 소통한다…탈북민 야구지원 새한반도야구회 출범 야구 2021.11.20 1302
3132 현대제철 '캡틴' 임선주 "주장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우승" 축구 2021.11.19 1036
3131 이적 첫해 챔프전 MVP로…최유리 "항상 꿈꿔온 무대" 축구 2021.11.19 1002
3130 '통합 9연패' 현대제철 김은숙 대행 "우리 선수들 해낼 것 확신" 축구 2021.11.19 1042
3129 [프로배구 중간순위] 19일 농구&배구 2021.11.19 796
3128 GS칼텍스 삼각편대로 2연승…2위 KGC 인삼공사 맹추격(종합) 농구&배구 2021.11.19 685
3127 [프로배구 전적] 19일 농구&배구 2021.11.19 747
3126 GS칼텍스 '마지막 퍼즐' 유소연 "이소영 빈자리 이젠 부담없다" 농구&배구 2021.11.19 685
3125 '강유림 19점' 삼성생명, BNK에 진땀승…승률 5할 회복 농구&배구 2021.11.19 709
3124 [여자농구 중간순위] 19일 농구&배구 2021.11.19 10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