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살 유한준이 몸을 던졌다…그러자 살아난 kt '우승 에너지'

마흔살 유한준이 몸을 던졌다…그러자 살아난 kt '우승 에너지'

주소모두 0 1,239 2021.11.18 22:19

만류 뿌리치고 시도한 과감한 슬라이딩…'대선배의 투혼, 후배들은 울컥'

너도나도 희생하며 KS 우승까지 '완전 정복'

kt wiz 유한준
kt wiz 유한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지난달 23일. 프로야구 kt wiz의 팀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있었다.

정규시즌 내내 1위를 달리던 kt는 2위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 2연전에서 주소모두 패하며 1위 자리를 내줬다.

다 잡았던 정규시즌 우승을 놓치는 분위기였다.

kt는 최악의 상황에서 수원으로 돌아왔다. 적막감이 감돌던 그때, kt 최고참 야수 유한준(40)은 박경수(37)를 비롯한 몇몇 후배들을 조용히 불렀다.

유한준은 "아무래도 팀 분위기를 바꾸려면 뭔가가 필요할 것 같다. 내가 한 번 몸을 던져볼게"라고 넌지시 말했다.

깜짝 놀란 박경수는 유한준을 말렸다.

불혹의 나이인 유한준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등 부상 위험이 큰 거친 플레이를 하다가 다치면 선수 생명에 지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유한준은 꿈쩍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날인 2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계획을 실행에 옮기며 과감히 몸을 던졌다.

그는 0-1로 뒤진 2회말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친 뒤 과감하게 2루로 달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결과는 세이프.

이후 유한준은 장성우의 좌전 안타 때 3루를 넘어 홈으로 파고들었다. 유한준은 다시 몸을 던졌고,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득점까지 성공했다.

최고참 유한준의 투혼에 kt 더그아웃은 불이 붙기 시작했다.

박경수는 "40대 형이 저렇게 뛰는데 후배들이 가만히 있을 수 있었겠나"라며 "너도나도 몸을 던지며 뛰었다"고 말했다.

몸을 던져 슬라이딩하는 kt 황재균
몸을 던져 슬라이딩하는 kt 황재균

[연합뉴스 자료사진]

자극을 받은 주장 황재균도 내야 땅볼을 친 뒤 전력 질주해 1루로 슬라이딩을 했다.

박경수는 "그때 더그아웃 분위기는 묘했다"며 "다들 울컥했다"고 전했다.

유한준의 플레이는 후배들을 깨웠다.

kt는 해당 경기에서 7-1 완승을 하며 5연패 사슬을 끊었다. 이 경기는 선두 싸움의 동력이 됐다.

투수들도 야수 못지않은 투혼을 펼쳤다.

kt 토종 선발 고영표는 10월 28일 NC 다이노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한 뒤 하루 휴식 후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SSG 랜더스전에 불펜 등판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외국인 선수들도 동참했다.

윌리엄 쿠에바스는 10월 28일 NC와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한 뒤 이틀 휴식 후 1일 삼성과 1위 결정전(타이브레이커)에 선발 등판해 역투했다.

kt 선수들은 창단 첫 통합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너나 할 것 없이 주소모두 몸을 던졌다.

유한준이 일으킨 에너지는 작지 않았다.

kt는 삼성과 타이브레이커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둔 뒤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고, 두산 베어스와 KS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치며 4승 무패 완승했다.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3113 KBO '2군 타격왕 밀어주기' 무혐의 결정…관련자에 경고 야구 2021.11.19 1174
3112 기대주 손예빈, KLPGA 투어 시드전 수석 합격 골프 2021.11.19 1206
3111 손흥민, 아시아 최종예선 '이주의 선수' 후보…아즈문 등과 경쟁 축구 2021.11.19 1025
3110 '커리, 4쿼터에만 20점' 골든스테이트, 클리블랜드에 역전승 농구&배구 2021.11.19 721
3109 두산, 투수 이동원·외야수 백동훈 등 12명 재계약 불가 통보 야구 2021.11.19 1248
3108 MLB 메츠, 오타니 영입한 에플러 단장과 4년 계약 야구 2021.11.19 1227
3107 전준호 코치 영입…프로야구 롯데, 1·2군 코치진 구성 완료 야구 2021.11.19 1282
3106 프로농구 올스타전 팬 투표 20일 시작…선수 24명 선발 농구&배구 2021.11.19 683
3105 [영상] 한국시리즈 MVP 박경수, 목발 짚고 우승 세리머니 야구 2021.11.19 1639
3104 "현역 끝난 줄 알았는데"…호잉, kt 대체 선수로 첫 '우승 반지' 야구 2021.11.19 1281
3103 '올시즌 EPL 63분' 린가드, 맨유와 결별하나…"재계약 결렬" 축구 2021.11.19 953
3102 "희찬한테 공 줘"…울버햄프턴 한국어 강사로 나선 황희찬 축구 2021.11.19 1046
3101 KPGA, 골프존과 '투어대회·GTOUR 개최' MOU 체결 골프 2021.11.19 1235
3100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사바티니, 우드에 스티커 붙였다가 실격 골프 2021.11.19 1167
3099 '그 자리엔 늘 곰'…SK·NC·kt, 첫 우승 파트너 공통점은 두산 야구 2021.11.19 1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