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둘에 K리그 데뷔하는 김영권 "자꾸 일본어가 튀어나와요"

서른둘에 K리그 데뷔하는 김영권 "자꾸 일본어가 튀어나와요"

주소모두 0 712 2022.01.05 08:00

일본·중국 리그에서만 10년 넘게 뛰어…새해 목표는 단연 '울산 우승'

올해 3번째 월드컵 도전…"이번엔 16강 올라야죠"

훈련하는 김영권
훈련하는 김영권

[울산 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훈련하는데 저도 모르게 일본어나 영어가 자꾸 튀어나오더라고요. 하하~."

4일 오후 프로축구 울산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국가대표 센터백 김영권(32)은 멋쩍게 웃었다.

10년간 한국 최고의 수비수로 활약해온 김영권이 K리그 무대를 누비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10년 FC도쿄에서 프로로 데뷔한 김영권은, 오미야 아르디자(이상 일본), 광저우 헝다(중국), 감바 오사카(일본) 등 일본과 중국 리그에서만 뛰었다.

어느새 '외국인 선수' 신분이 당연하게 여겨졌다고 한다. 그의 아내도, 자녀들도 긴 외국 생활에 완전히 적응했다. 그러다 보니 K리그에서 뛰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거의 안 해봤다.

훈련하는 김영권
훈련하는 김영권

[울산 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 선수단이 소집된 것은 3일이다. 이틀 동안 한국어가 잘 통하는 선수들하고만 훈련하면서 김영권은 오히려 어색함을 느꼈다고 한다.

김영권은 "대표팀을 제외하면 말이 통하는 선수들과 훈련한 게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자꾸 일본어나 영어가 입에서 튀어나오는데, 동료들이 못 들은 것 같아 다행이다. 들었다면 창피할 뻔했다"며 웃었다.

울산행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홍명보 울산 감독의 존재다.

김영권은 홍 감독과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함께했다. 스승과 애제자의 동행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이어졌다.

패스가 좋은 김영권은 "난 감독님 스타일을 잘 안다. 울산은 K리그1에서 공 점유율이 가장 높은 팀이다. 그게 가장 끌리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김영권의 숙제는 단 하나, 단단한 수비로 울산에 우승컵을 안기는 일이다.

홍명보 감독(왼쪽)과 김영권
홍명보 감독(왼쪽)과 김영권

[울산 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은 전북 현대에 밀려 3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팬들은 2005년 이후 17년 만의 챔피언 복귀를 애타게 바란다.

울산은 지난달 19일 김영권 영입을 공식 발표하면서 '오피셜 사진'을 천문대 배경으로 찍었다. 구단 통산 3번째 우승 별을 김영권이 따다 줄 것이라는 기대를 담았다.

김영권은 "울산이 계속 준우승을 했다지만, 그때는 내가 여기에 없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기록"이라면서 "나에게는 올해가 중요하다. 동료들과 함께 우승 타이틀을 꼭 가져오겠다"고 힘줘 말했다.

부상으로 지난 시즌 막판에 뛰지 못한 김영권은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개막전 출전에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권의 울산 입단 사진
김영권의 울산 입단 사진

[프로축구 울산 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영권은 대표팀에서 오래 함께한 '중앙 수비 단짝' 홍정호와 이제 '적'으로 만난다. 홍정호는 지난 시즌 전북의 리그 최소(37골) 실점을 끌어내며 시즌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았다.

이번 시즌 김영권과 홍정호의 경기력은 라운드마다 비교될 것이다.

김영권은 "그동안 전북이 우승을 많이 했다. 그만할 때가 됐다"면서 "(홍)정호가 잘하지만, 이제는 좀 살살 했으면 한다"며 웃었다.

올해는 '국가대표 김영권'에게도 중요한 해다. 11월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열린다. 한국 대표팀은 본선행 확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표팀의 김영권
대표팀의 김영권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영권은 그동안 16강에 한 번도 못 오른 아쉬움을 카타르에서만큼은 꼭 풀고 싶다.

김영권은 "앞선 두 차례 월드컵보다 지금 대표팀 분위기가 괜찮고, 전력도 강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흐름을 이어간다면 이번에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에서 '센터백 듀오'를 이루는 동생 김민재(페네르바체)의 존재는 3번째 월드컵 무대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

김영권은 "김민재는 누구나 알다시피 정말 잘하는 선수"라면서 "지금 터키 리그도 좋은 곳이지만, 김민재는 그보다 더 높은 수준의 리그에서도 통할 선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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