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115억원' 김재환 "기회 얻지 못한 후배들, 좌절하지 말라"

'4년 115억원' 김재환 "기회 얻지 못한 후배들, 좌절하지 말라"

주소모두 0 1,344 2021.12.17 15:08

"냉정하게 내가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이 4년, 그 후에 재평가"

김재환, 두산과 4년 115억원에 FA 잔류 계약
김재환, 두산과 4년 115억원에 FA 잔류 계약

(서울=연합뉴스) 김재환이 17일 서울시 잠실구장 두산 베어스 사무실에서 4년 최대 115억원에 FA 계약을 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115억원, 솔직히 저도 믿기지 않는 금액입니다."

김재환(33·두산 베어스)은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마친 날, 힘겨웠던 과거를 떠올렸다.

두산은 17일 "김재환과 4년 총 115억원(계약금 55억원, 연봉 합계 55억원, 인센티브 합계 5억원)에 잔류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연봉은 2022∼2024년, 15억원씩이고 2025년에는 10억원을 받는다.

김재환은 계약 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두산에서 협상 초반부터 좋은 조건을 제시해줬다"며 "계약을 마쳤지만, 내가 4년 115억원을 받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예전의 나를 떠올리면 더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꽤 오래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지금은 엄청난 비거리를 자랑하는 김재환이지만, 그에게도 잠실구장의 외야 펜스가 너무나 멀게 느껴진 시간이 있었다.

2008년 포수로 입단한 김재환은 곧 1루수로 자리를 옮겼고 외야 훈련도 했다. 타격 재능을 살리기 위한 조처였지만, 김재환은 2015년까지 1군과 2군을 오가는 유망주에 멈춰 있었다.

2016년부터 김재환의 타격 재능이 폭발했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김재환은 188홈런을 쳤다. 이 기간 218홈런을 친 최정(SSG 랜더스)에 이은 2위다.

김재환은 홈플레이트에서 외야 펜스까지 거리가 가장 먼 잠실야구장에서는 6년 동안 77개의 아치를 그렸다. 2위 박건우(37홈런·NC 다이노스)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잠실 홈런'을 작렬했다.

FA 김재환 두산에 남는다…4년 총액 115억원에 계약
FA 김재환 두산에 남는다…4년 총액 115억원에 계약

(서울=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중 한 명인 김재환과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55억 원, 연봉 합계 55억 원, 인센티브 합계 5억 원 등 최대 총액 115억 원에 계약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사진은 두산 베어스와 FA 계약한 김재환(오른쪽). 2021.12.17 [두산 베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2021시즌 종료 뒤 김재환과 박건우, 두 명의 FA를 배출한 두산은 "두 선수를 주소모두 잡겠다"고 선언하면서도 '장타자' 김재환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두산 구단은 "대체 불가 자원인 김재환을 처음부터 무조건 잡는다는 방침으로 협상했다"고 설명했다.

박건우는 6년 총 100억원에 NC와 계약했다.

김재환에게도 관심을 보이는 타 구단이 있었다.

김재환은 "타 구단의 영입 제의가 고맙긴 했다. 그러나 두산이 처음부터 좋은 조건을 제시했고, 나도 두산에 남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가 처음부터 '4년 계약'을 결심하면서, 두산과의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2020년 FA 시장의 박건우, 2021 FA 허경민(7년 최대 85억원), 정수빈(6년 최대 56억원) 등이 4년을 초과하는 계약들이 연이어 성사됐지만, 김재환은 '4년'을 고집했다.

김재환은 "내가 나를 냉정하게 판단했을 때 좋은 기량을 보일 수 있는 기간이 '4년'이었다"며 "나는 단 한 번도 6년 계약을 생각한 적이 없다. 4년 동안 기량을 잘 유지하면 다시 FA 자격을 얻어 평가받을 수도 있다. 일단 나는 두산과 계약한 4년 동안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계약서에 사인하는 김재환
계약서에 사인하는 김재환

(서울=연합뉴스) 김재환(오른쪽)이 17일 서울시 잠실구장 두산 베어스 사무실에서 FA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다. 이날 김재환은 4년 최대 115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왼쪽은 김태룡 단장. [두산 베어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김재환과 함께 '두산 왕조'를 일군 선수 중 김현수(LG 트윈스), 양의지(NC 다이노스), 민병헌(은퇴), 오재일(삼성 라이온즈), 최주환(SSG), 박건우(NC) 등 많은 선후배가 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났다.

김재환의 잔류에 두산 후배들은 기뻐했다.

오랜 2군 생활을 견디고 '115억원짜리 선수'가 된 김재환은 후배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김재환은 "후배들에게 조언할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나 같은 선수도 FA 자격을 얻고, 좋은 조건으로 다년 계약을 했다. 아직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분명히 기회는 온다. 좌절하지 말고, 기회가 왔을 때 꼭 잡았으면 한다"고 따듯한 인사를 건넸다.

jiks79@yna.co.kr

Comments

번호   제목
5205 골프존뉴딘그룹 김영찬 회장, 환경부 주관 친환경 캠페인 참여 골프 2022.01.06 951
5204 김용의·여건욱, LG 트윈스 프런트로 새 출발 야구 2022.01.06 1205
5203 프로축구 포항, 이규용 코치 선임…U-18 감독에는 황지수 코치 축구 2022.01.06 715
5202 K리그2 안양, 성남서 뛴 멀티 자원 이창용 FA로 영입 축구 2022.01.06 680
5201 최단기간 20승 현대건설 vs 시즌최다 13연승 도로공사…8일 빅뱅 농구&배구 2022.01.06 446
5200 [부고] 여오현(프로배구 현대캐피탈 플레잉코치)씨 모친상 농구&배구 2022.01.06 441
5199 K리그1 성남, 안산에서 미드필더 김현태 영입 축구 2022.01.06 541
5198 콘테의 냉정한 진단 "토트넘, 수준 떨어져…첼시와 비교 불가" 축구 2022.01.06 738
5197 [골프소식] 까스텔바작, 안소현에 의류 후원 골프 2022.01.06 1177
5196 '대만리그 평정' 다익손, KBO 유턴 불발…퉁이와 재계약 야구 2022.01.06 1261
5195 프로축구 제주, 광주서 뛰던 공격수 김주공 영입 축구 2022.01.06 703
5194 '슈팅 0개' 손흥민, 시즌 최저 평점…"영향력 없었다" 축구 2022.01.06 661
5193 '이강인 결장' 마요르카, 에이바르에 역전승…국왕컵 16강 진출 축구 2022.01.06 665
5192 배구여제 김연경, 중국리그 시상식에서 제외…단체사진서 사라져 농구&배구 2022.01.06 432
5191 팬그래프닷컴 예상…'2년 차' 김하성, 타율 0.234·14홈런 야구 2022.01.06 1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