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K 잡고 활짝' SSG 김건우 "오늘 승리 위해, 2군서 변화 택해"

'12K 잡고 활짝' SSG 김건우 "오늘 승리 위해, 2군서 변화 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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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일 동안 2군에 머물며 투수 자세 바꿔…23일 KIA전 5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 12K

'12K' 잡은 김건우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SSG 김건우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 12탈삼진으로 호투한 뒤, 손가락으로 '12'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왼손 영건 김건우(23·SSG 랜더스)는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다.

2군에서 실험을 거듭한 37일이 김건우에게 빛나는 순간을 선물했다.

김건우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을 1피안타 2볼넷 12탈삼진으로 막았다.

김건우의 역투 덕에 SSG는 KIA를 5-0으로 꺾고,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한 매직 넘버를 '5'로 줄였다.

8월 10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44일 만에 승리(4승 4패)를 추가한 김건우는 "오늘을 위해서 2군으로 내려갔던 것 같다"고 웃었다.

역투하는 SSG 김건우
역투하는 SSG 김건우

(서울=연합뉴스)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SSG 선발 투수 김건우가 역투하고 있다. 2025.9.23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2021년 SSG 전신 SK 와이번스에 1차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건우는 올해 전까지 1군에서 단 8경기만 던졌다.

국군체육부대에서 군 복무를 하고서 SSG에 복귀한 그는 올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역투하며 5선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숭용 감독은 허리 강화를 위해 시즌 초 김건우를 중간 계투로 썼다.

하지만 김건우는 제구 난조 탓에 구원 등판한 22경기에서 1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5.06으로 고전했다.

이 감독은 5월 말부터 김건우에게 선발 등판 기회를 줬다.

김건우는 8월까지 선발 등판한 11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3.67을 올렸다.

표면적으로는 준수했지만, 기복이 심해 7, 8월에 3차례나 2군행을 통보받았다.

8월 16일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2이닝 3피안타 3볼넷 3실점 한 뒤에는 오랫동안 2군에 머물렀다.

8월 17일부터 9월 22일까지, 김건우는 스프링캠프 때처럼 변화를 꾀했다.

오른 다리를 들고 잠시 멈추는 동작을 택했고, 왼팔 릴리스 포인트는 조금 낮췄다.

슬라이더 그립도 손봤다.

김건우는 "1군에서 안 좋은 습관을 반복했다. 지난달에 2군으로 내려가면서 '이중 키킹'에 가까운 동작으로 훈련했는데, 한 달 넘게 반복 훈련을 하니 일관성이 생겼다"며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서 실험을 했는데 공에 힘을 실리는 느낌이어서, 오늘도 새로운 동작으로 투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편하게 던질 수 있는 팔 높이, 내게 맞는 슬라이더 그립도 찾았다"고 덧붙였다.

역투하는 SSG 김건우
역투하는 SSG 김건우

(서울=연합뉴스)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SSG 선발 투수 김건우가 역투하고 있다. 2025.9.23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mail protected]

김건우가 택한 변화는 '삼진'을 불렀다.

이날 김건우는 1회 만난 3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다.

매 이닝 삼진을 잡았고, 4회 두 번째 타자 김선빈부터 6회 첫 타자 정해원까지 6타자를 연속해서 삼진으로 돌려세우기도 했다.

김건우는 1군 복귀전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종전 5이닝), 최다 탈삼진(12개) 기록을 바꿔놓았다.

12탈삼진은 올해 KBO리그 토종 투수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이기도 하다.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이 4월 17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삼진 12개를 잡았다.

김건우는 "삼진 8개째를 잡은 뒤에 '두 자릿수 삼진을 잡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삼진 10개를 잡은 뒤에는 투구 수를 줄이려고 맞혀 잡는 투구를 하고자 했는데 삼진이 더 나왔다. 적극적인 투구가 약이 됐다"고 말했다.

동갑내기 포수 조형우는 "오늘 김건우가 경기 전부터 '자신 있다'고 했다. 공을 받아보니, 정말 구위가 좋았다"며 "특히 직구가 위력적이어서, 계속 직구 사인을 내려고 했는데 건우가 '이닝을 더 던지려면 변화구도 섞어야 할 것 같다'고 해서, 4회부터는 변화구 사인도 많이 냈다"고 전했다.

4회 이후 늘어난 변화구에도 KIA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6회초 1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벌이던 김건우는 박민에게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맞았다.

호투하던 김건우가 첫 안타를 내주자, 이숭용 감독은 투구 교체를 단행했다.

김건우는 "이로운, 김민 선배 등 나보다 뛰어난 구원 투수가 대기하고 있었다"며 "후회 없이 던졌고, 미련 없이 내려왔다"고 밝혔다.

이숭용 감독은 "김건우가 올 시즌 가장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며 "2군에서 변화를 주면서 착실히 준비를 잘해줬다. 퓨처스팀 코칭스태프가 함께 노력해 만든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흐뭇해했다.

후회 없는 투구를 한 김건우의 머리 위로 SSG 팬들의 함성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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