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연고지 이전으로 얽힌 숙적 FC서울을 상대로 역사적인 첫 승리를 거둔 FC안양의 유병훈 감독은 "오랫동안 안양을 지켜온 팬들에게 승리를 바치고 싶다"며 공을 돌렸다.
안양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8 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창단 12년 만에 서울을 상대로 거둔 첫 승리다.
유 감독은 "오늘 상암벌을 가득 메워주신 팬들 덕분에 힘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끝까지 승리하기 위해 의지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다음 경기를 헤쳐 나갈 동력 얻었기 때문에 휴식기 동안 열심히 훈련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양은 2004년 안양시가 연고였던 LG 치타스가 서울로 옮겨 FC서울로 재탄생하는 과정에서 지역 축구팀을 잃은 안양 팬들이 시민구단 창단을 주도한 것을 계기로 만들어진 시민구단이다.
2013년 창단한 안양은 지난해 K리그2에서 우승해 올해 K리그1 무대에서 처음 경쟁하고 있다.
이날 승리로 안양은 서울과의 상대 전적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균형을 이뤘다.
유 감독은 "오늘 경기를 앞두고 팬들에게 꼭 승리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기분 좋다. 더 잘하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도 10년 넘게 이 팀에 있던 사람으로서 (팬들의 마음을) 많이 알고 있다.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번 승리로 안양은 시즌 첫 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안양은 승점 33점을 쌓아 기존 11위에서 9위로 두 계단 올라섰다.
유 감독은 "저희는 강팀이 나오더라도 절대 먼저 꼬리 내리는 플레이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든 승리는 자신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강한 팀을 상대로 승리했기 때문에 선수들도 자신감을 얻고, 다음에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안양을 상대로 첫 패배를 맛본 FC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팬들께서 꼭 이겨줬으면 하는 경기였는데 그렇게 못해서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
그는 "경기마다 실점이 지속해서 2점 이상씩 나오고 있다. 실점 안 하는 경기도 있어야 하는데,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다음에는 그 부분을 신경 써서 준비해보겠다"고 밝혔다.